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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에스피뉴스=김지태 문화전문기자 kspa@kspnews.com] ‘신촌’은 서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장안동’도, ‘중동’도, ‘대동’도 전국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지역이지만 행정구역과 역사, 유래는 서로 다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중복 지명은 자연환경과 생활문화, 행정제도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지명의 유래를 알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에는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이름을 가진 법정동과 행정동, 읍·면·리가 수백 곳에 이른다. 대부분 산과 강, 들판 등 자연지형에서 비롯됐거나 마을 주민들의 생활상을 반영한 이름이어서 지역이 달라도 같은 지명이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의 주소 체계에서도 같은 지명은 반드시 시·군·구까지 함께 표기해야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안동’이라고만 하면 여러 지역을 의미할 수 있지만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장안동’처럼 광역·기초자치단체를 함께 적으면 명확하게 구별된다.
자연환경에서 비롯된 중복 지명
전국에서 가장 흔한 지명 가운데 하나는 신촌(新村)이다. 말 그대로 ‘새롭게 형성된 마을’이라는 뜻으로 도시 확장이나 개간을 통해 새로 생긴 마을에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전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동(中洞) 역시 가운데 위치한 마을이라는 의미로, 도시가 확장되면서 중심부에 위치한 마을에 붙여진 이름이다.
대동(大洞)은 ‘큰 마을’, 상리·하리는 ‘위쪽 마을과 아래쪽 마을’, 본리는 원래 마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중복 지명은 특별한 고유명사가 아니라 지리적 위치나 마을의 규모를 나타내는 일반적인 표현에서 비롯됐다.
역사적 의미가 담긴 지역명도 많아
같은 이름이라도 유래는 서로 다른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장안은 원래 중국 당나라 수도 장안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수도’, ‘번영하는 도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과 수원시 장안구 모두 이러한 의미를 공유하지만 형성 과정은 서로 다르다.
중앙동은 대부분 지역의 중심 행정구역이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졌으며, 문화동, 평화동, 행복동 등은 광복 이후 도시개발 과정에서 새롭게 명명된 사례가 많다.
이들 지명은 전국 여러 시·군·구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수십 곳 이상 존재한다.
헷갈리는 지명, 이렇게 구분한다
지역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지명만 사용하는 것보다 행정구역 전체를 함께 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장안동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 부천시 중동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처럼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함께 쓰면 혼동을 줄일 수 있다.
도로명주소가 시행된 이후에도 같은 도로명이 존재할 수 있어 우편번호와 시·군·구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정확한 주소 확인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살아있는 역사
지명은 단순한 주소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을 담은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지명은 마을이 형성된 배경과 주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기록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고유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지명 유래 안내판 설치와 향토사 교육 등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같은 이름의 지명이라도 형성 배경과 역사, 문화는 모두 다르다”며 “지역명을 이해하는 것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며, 중복 지명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는 일은 우리 국토와 지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케이에스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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